비트코인의 작업증명(Proof of Work) 프로토콜을 대신할 대안으로 등장한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은 연산 능력에 기반한 방식이 아니라 디지털 자산의 보유량을 기준으로 삼는 프로토콜입니다. 2012년 블록체인 개발자 서니 킹(Sunny King)과 스콧 나달(Scott Nadal)이 발표한 논문에서 제시된 PoS 프로토콜은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 소비를 비롯한 몇 가지 문제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PoS 프로토콜을 처음 사용한 암호화폐는 피어코인(Peercoin)이었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쓰이는 작업증명 프로토콜은, 연산 능력을 가장 많이 확보한 채굴자가 네트워크에서 더 큰 발언권을 가지고 그만큼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구조입니다. 비트코인 채굴에는 높은 에너지 소비가 따르지만, 지분증명 프로토콜은 프로세서 성능을 기준으로 네트워크 권한을 배분하지 않습니다. PoS에서는 여러 조합을 동시에 처리하는 운영자가 다음 블록 생성을 맡을 수 있습니다. 지분증명 프로토콜에는 여러 유형이 존재합니다.
지분증명 프로토콜에서 거래를 검증하고 수익을 나눠 받으려는 사용자는, 검증에 쓰일 자신의 암호화폐 보유분을 잠가 두어야 합니다. 지갑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 잠금 과정을 '스테이킹(수익 분배에 참여하기)'이라고 부르며, 이 거래에 쓰기로 한 수량은 잠금이 풀릴 때까지 지갑에서 출금할 수 없고 네트워크상에는 해당 사용자의 지분으로 표시됩니다.
지분증명 프로토콜을 쓰는 블록체인에서 사용자는 블록 검증 보상과 다른 사용자가 낸 전송 수수료(채굴 수수료)를 자신의 지분에 비례해 나눠 받습니다. 이 과정은 상장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것에 빗댈 수 있습니다. 주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회사가 배당하는 이익을 더 많이 가져가듯, '스테이킹'에 더 많은 암호화폐를 배정한 사용자가 더 큰 몫의 수익을 얻습니다.
지분증명 프로토콜의 특징
지분증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연산 능력보다 자본의 힘을 앞세운다는 점입니다. 즉 장비를 돌려 참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쌓아 둘 자산이 있어야 합니다. PoS 프로토콜에서는 암호화폐를 더 많이 보유한 사용자가 네트워크 안에서의 영향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검증 과정은 몇 가지 규칙을 따릅니다. 지갑에 자산이 더 많은 사용자일수록 검증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스테이킹'이라는 개념이 여기서 나옵니다. PoS 프로토콜은 지갑 보유자가 거래를 승인하면서 수익을 얻는 구조이며, 자산이 많은 사용자가 더 큰 몫을 가져갑니다. 다만 모든 PoS 유형에서 똑같이 작동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부유한 지분 보유자가 네트워크를 독점하지 못하도록, 지분증명 프로토콜은 블록을 정하는 데 여러 가지 방식을 함께 사용합니다. 가장 흔한 PoS 선정 방식은 무작위 선정과 코인 보유 기간 선정입니다.
무작위 선정에서는 연산(해시) 능력 면에서는 약하지만 지분 면에서는 가장 많은 노드 가운데 거래 승인자가 뽑힙니다. 코인 보유 기간 선정에서는 자산을 가장 오래 보유해 온 사용자가 검증자로 선정되며, 검증을 마친 뒤 보상을 받습니다.
지분증명의 유형
사용자의 자산 보유를 앞세우는 지분증명 프로토콜은 시간이 흐르며 발전해 여러 형태로 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유형이 위임지분증명(Delegated Proof of Stake, dPoS)과 임대지분증명(Leased Proof of Stake, LPoS)입니다.
위임지분증명(dPoS)
암호화폐 보유를 기반으로 하는 지분증명 프로토콜에서는, 해당 블록체인에 연결된 지갑에 암호화폐 자산을 보관하는 것만으로 사용자가 거래를 검증하고 블록을 생성할 권리를 갖습니다. 반면 dPoS는 몇 가지 기능이 더해져 있으며, 지분 보유자의 힘을 공정한 투표로 합의에 반영합니다.
dPoS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는 사회적 평판 시스템을 이용해 합의를 이끌어 냅니다. 다른 방식에 비해 탈중앙성이 가장 낮은 프로토콜로 평가되지만, dPoS는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네트워크 운영에 대한 발언권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분증명 방식과 달리, 사용자는 지갑에 있는 암호화폐 자산을 다른 사용자에게 위임합니다. 암호화폐 자산이 지갑 밖으로 이동하지는 않지만 위임받은 사용자의 자산으로 간주되어, 그 사용자의 네트워크 내 발언권이 커집니다. 다른 사용자들로부터 위임권을 받은 사람은 네트워크 수익에서 더 큰 몫을 받고, 그 수익을 위임자들에게 지분에 비례해 나눠 줍니다.
임대지분증명(LPoS)
지분증명 프로토콜에서 사용자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선정되어 블록을 검증합니다. 다시 말해 생성되는 모든 블록에서 수익을 얻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임대지분증명(LPoS) 프로토콜에서는 사용자가 노드 전체 지분 중 일정 비율을 임대할 수 있습니다. 이 구조는 PoS와 똑같이 작동하되, 소액을 보유한 사용자에게도 참여 유인을 주기 위해 임대 방식을 함께 씁니다. LPoS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암호화폐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웨이브즈(Waves)입니다.
사용자는 자신의 지갑에 있는 암호화폐를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승인하는 다른 사용자에게 임대합니다. 임대 과정에서 임대한 수량이 지갑을 떠나지는 않지만, 출금과 매매 거래는 막힙니다. 임대받은 사용자는 채굴 활동을 수행하며 더 큰 수익을 받고, 그 수익을 지분에 비례해 임대자들과 나눕니다. 사용자는 언제든 임대를 해지하거나 암호화폐를 더 임대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