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은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하려는 공격과 스팸이라 불리는 원치 않는 이메일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토콜입니다. 작업증명 프로토콜은 1993년 컴퓨터 전문가 신시아 드워크(Cynthia Dwork)와 모니 나오르(Moni Naor)의 논문에서 출발했습니다. 1999년에는 마르쿠스 야콥슨(Markus Jakobsson)과 아리 주엘스(Ari Juels)라는 연구자들의 작업을 통해 학계에 정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1990년대에 PoW가 발전하던 시기에 가장 흔한 활용처는 컴퓨터 시스템을 마비시키려는 시도, 특히 DDoS(서비스 거부) 공격을 막는 일이었습니다. 스팸을 차단하는 데에도 작업증명 프로토콜이 쓰였습니다. 그러다 2008년 10월 31일,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의 개인 혹은 집단이 공개한 비트코인 백서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등장했습니다.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세상에 알린 「비트코인: P2P 전자화폐 시스템」이라는 문서는, 작업증명 프로토콜 덕분에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과 암호화폐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 문서의 네 번째 절에 담긴 작업증명은, 왜 이 메커니즘이 비트코인의 기반 구조에 들어갔는지에 대한 답을 제시합니다.
작업증명은 어떻게 작동할까요
비트코인을 비롯한 많은 암호화폐는 탈중앙화된 노드 네트워크가 지키는 블록체인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 과제는 네트워크의 지속성과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네트워크에는 블록체인에 새 블록을 추가하는 일을 맡은 채굴자라는 운영 주체가 있습니다. 블록을 추가하려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푸는 일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강력한 프로세서가 필요합니다.
문제를 가장 먼저 풀고 블록 안의 거래를 검증한 채굴자가 그 결과를 네트워크에 알리고, 네트워크에서 정해진 암호화폐 보상과 해당 블록에 담긴 거래들의 수수료를 받습니다. 채굴자가 검증해 네트워크에 공표한 거래는 블록체인이라는 분산 원장 시스템에 기록됩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모든 사용자는 블록체인 사본을 내려받을 수 있고, 동시에 승인된 모든 블록을 직접 검증할 수 있습니다.
작업증명 프로토콜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요?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근간 프로토콜인 작업증명은, 중앙 기관 없이도 결제 시스템과 화폐가 작동할 수 있게 함으로써 기술과 경제 양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예를 들어 연산 능력은 네트워크의 데이터 보안을 지키는 중요한 장치 중 하나로 쓰입니다. 작업증명 프로토콜 덕분에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대한 공격이 성공하려면 네트워크 연산 능력의 최소 51퍼센트를 장악해야 합니다. 오늘날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규모와 높은 연산 능력(해시레이트)을 생각하면 그런 공격이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연산 능력이란 네트워크에 있는 프로세서들이 1초에 시도할 수 있는 횟수를 뜻하며, 검증 능력이라고 이해해도 좋습니다.
네트워크를 장악하려면 연산 능력의 대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은 보안성 덕분에 PoW 프로토콜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독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내놓습니다. 그래서 이 커다란 장점은 어느 지점에서 PoW 프로토콜의 가장 큰 단점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프로세서가 네트워크에서 가장 높은 의결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한 쪽이 쉽게 권한을 쥘 수 있다는 위험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인 탈중앙화 원칙과 모순을 만듭니다.
현재 활동 중인 비트코인 채굴 풀이 네트워크 연산 능력의 51%를 장악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다만 2017년에 채굴 장비 제조사 비트메인(Bitmain)이 운영하던 채굴 풀이 네트워크 연산 능력의 45%에 이른 적은 있습니다.
PoW 프로토콜에 기반한 시스템은 높은 연산 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단히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이는 높은 비용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에너지 자원을 무책임하게 소모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